한글 서체도 다양하고 아름답다

글꼴수 2천여종으로 추산, 서울 타이포그라피 비엔날레 계기로 일반인 인식 높아져
김 혜 수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웹디자이너 이영진(李榮振·21)씨의 홈페이지는 예전에는 영어투성이였다. ‘homepage, log in’ 등 웹디자인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들이 영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영어 글꼴이 한글보다 예쁘고 형태가 다양해 쓰기에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한글디자인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된 것은 순전히 어머니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가 李씨의 홈페이지 방명록에 ‘제발 한글 좀 써라. 네가 미국사람이냐?’라는 글을 남긴 것이다. 충격을 받은 李씨는 지난 9월 다양한 한글 글꼴들을 모아 ‘한글디자인(www. nkko.co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한글로도 충분히 멋있는 웹디자인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에 동참할 웹디자이너들을 모았는데 현재 약 7백명에 달한다. 이들은 ‘나는 한글디자이너입니다’라는 문구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띄우고 다양한 한글 글꼴을 사용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한글 타이포그라피에 관한 포털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본래 ‘타이포그라피’란 활자 인쇄술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생기고 글자가 여러 매체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타이포그라피도 영상물·조형물 등에서 다양하게 표현되는 글자 디자인을 통칭하게 됐다. 타이포그라피를 활자 인쇄술이라는 일차적 의미로 해석한다면 한국은 1377년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로 인쇄된, 타이포그라피가 탄생한 나라다.

글자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본 타이포그라피의 예는 여러가지가 있다. 1960년대 필름에 글자를 새기는 사진식자기 인쇄가 본격화되면서 명조체(바탕체)와 고딕체(돋움체)가 개발됐다. 1980년대 후반에는 대한 교과서 주식회사에서 국정 명조체를 자체 개발해 지금까지 초등학교 국어·산수 교과서에 사용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신명조체가 ‘ㄷ’을 3획에 걸쳐 쓰는 등 쓰기 교육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특별 개발된 글꼴이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컴퓨터를 이용한 문서작성이 일반화되면서 한글 글꼴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타자기 원리를 이용해 1985년 개발된 ‘안상수체’를 필두로 네모틀에 꼭 맞지 않고 위 아래가 들쭉날쭉한 탈네모꼴도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삐뚤삐뚤한 초등학생 글씨 같은 광수체, 영어처럼 흘려쓴 한글 필기체, 서예가들의 필묵글꼴들을 디지털화한 국향체·춘풍체처럼 파격적인 한글 글꼴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전형적 영상매체인 TV 방송에서는 뉴스 및 각종 쇼프로에까지 자막이 빈번히 쓰임에 따라 특별 개발된 굵은 글꼴이 사용되고 있다. TV 화면에서는 인쇄매체에서보다 글꼴이 거칠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3社는 한글 글꼴 시장의 39%를 차지하는 윤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글꼴 3백여종을 쓴다.

웹디자인과 전자책 등 디지털 매체에 쓰이는 화면용 글꼴도 별도로 개발되고 있다. 투바이트폰트 연구소는 온라인 글꼴지원 소프트웨어 ‘투바이트폰트’를 출시했다. 인쇄용 글꼴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지며 눈의 피로도 심한 화면용 글꼴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자·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들이 깨지지 않고 화면에 제대로 뜨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글꼴개발원(원장 박병천)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2월 기준으로 전문적으로 개발된 한글 글꼴 수는 2천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10월 16일 개막된 제1회 서울 타이포그라피 비엔날레는 타이포그라피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세계 1백여명의 디자인 작가들이 인쇄·영상·디지털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자들을 표현한 작품을 출품했다. 홍익大 시각디자인과 교수인 안상수(安尙秀·49) 조직위원장은 “소리글자인 한글은 뜻글자인 한자문화권에서 태어나서 동서 문자문명의 특징을 함께 지니고 있다”며 “새로운 상상력으로 개발된 한글의 뜻을 되살려 서울을 세계 타이포그라피의 중심에 서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한글 글꼴 개발에 가장 큰 원동력은 ‘한글디자이너’들처럼 한글을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의 한글 사랑이 아닐까.


한글판 뉴스위크 제 503호

서핑중에 예전에 뉴스위크지에 실렸던 내 기사를 발견했다.
지금은 뭐냐;; 한글로 디자인 하자던 마음가짐은 다 어디가고....반성해야겠다;
2006/03/25 07:47 2006/03/2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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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elebrex. Tracked from Celebrex cardiovascular side effects. 2009/11/21 12:13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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